티스토리 뷰
목차
너의 결혼식
너의 결혼식은 이석근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이석근 감독은 '부라더', 범죄도시' 각색에 참여했으며 '너의 결혼식' 이후에는 '정직한 후보' 각색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8년 하반기에 개봉하였으며 젊은 남녀의 사랑과 성장을 담은 로맨스 영화이다. 무려 10년간 사랑하고 성장했던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 로맨스 영화의 정석이다. 여자주인공 '환승희' 역에 박보영, '황우연' 역에 김영광이 출연했다. 이 영화를 통해 김영광은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을 받았고,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박보영은 같은 해 KCA문화연예 시상식에서 관객이 뽑은 올해의 배우상을 받기도 했다. 잔잔하면서도 현식적인 연애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긴 시간 동안 나눈 사랑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이다. 보통 현실에 기반한 영화를 만들더라도 영화이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에 갈등요소를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실에 있을 법한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더 와닿았던 영화, 너의 결혼식은 어떤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너의 결혼식 줄거리
전학을 온 '승희'를 보고 첫눈에 반한 '우연'은 '승희'에게 열심히 어필을 한 덕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승희'는 전학을 가게 되고, 둘은 자연스럽게 헤어진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졸업반이 된 '우연'은 치킨집 알바를 하다가 우연히 '승희'가 다니는 대학교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 같은 대학교에 다니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결국 합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승희' 곁에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자친구는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그 둘은 헤어지게 된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우연히 사진 모델을 하고 있던 '승희'를 본 '우연'은 '승희'와 인사를 나누게 된다. '우연'은 체육교사를 준비 중이었고, '승희'는 방송 출연 등을 하면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었다. '승희'의 직업 특성상 지방으로 촬영을 많이 가야 하는 것을 알게 된 '우연'은 승희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도움을 준다. 그렇게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연은 다시 승희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가지만, '승희'는 이를 거절하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승희'가 촬영 도중 크게 다칠 뻔한 일이 발생하는데, 이를 발견한 '우연'이 '승희'를 보호하려다가 대신 다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승희'는 '우연'의 진심을 알게 되고 둘은 진지한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행복한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우연'은 계속해서 체육교사직에서 떨어지게 된다. '승희'는 자신을 보호하려다 다친 '우연'의 상처 때문인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승희'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우연'은 승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꼬여가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게 된다. '승희'를 만나지 않았고, 자신이 다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우연'을 보고 상처를 받은 '승희'는 '우연'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시간이 흘러 '승희'는 회사에서 외국으로 발령을 받아 둘은 멀리 떨어져 있게 되었다.이후 '우연'은 체육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승희'와 안타깝게 헤어진 자신을 책망하면서 '승희'가 돌아오면 다시 잘해보리라 생각하면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승희'는 결국 한국에 돌아와 '우연'을 찾아간다. 그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결말이 궁금해지는 영화 '너의 결혼식'이다.
현실적인 연애사
"세상에 반이여자면 뭐 해! 네가 아닌데.."라고 말하는 '우연'의 대사에서, '우연'이 '승희'를 사랑하는 마음은 지고지순함을 알 수 있다. 한 여자만을 바라보면서 대학에 갈 힘을 내고, 결국 합격했다. 같은 대학이기만 하면 어떤 과라도 상관없었다 하더라도, 엄청난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한 사람을 위해 자기 인생의 진로를 무작정 선택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남자 친구가 있는 그녀를 다시 기다린다. '승희'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우연'은 또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게 된다. 극 중 '우연'은 '승희'에게 목숨을 걸진 않는다. 다만 '승희'에 대한 마음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묵묵히 걸어간다. 현실 연애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이다. 배우들의 표정과 상대방을 바라보는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영화이기 때문에 '인생을 건듯한' 로맨스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의 연애가 그렇다. 어쩌다 보니 한 사람의 곁에서 10년이 그렇게 흘러갔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만약 누군가와 결혼을 한다면 저 사람과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는 정도인 것이다. '승희'를 지키려다 부상을 입은 '우연'은 체육교사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는 것이 '승희'와의 일 때문인 것 같아서 원망을 하게 된다. 이 또한 현실적이다. 자신의 탓도 있을 텐데, 우리는 보통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내가 아닌 남을 탓하게 된다. '승희'와의 이별에서 '우연'은 결국 못난 자신을 발견하지만, 다시 '승희'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이 또한 매우 현실 적이다. 극 중 배우들은 지나치게 사랑하지도, 이별에 지나치게 슬퍼하지도 않는다. 불타는 연애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가 아니다. 시간이 그렇게 우리를 만든 것이다. 첫사랑이기 때문에 평생을 두고 한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기 힘들다. 그리고 현실에서 그렇게 사는 것이 그다지 현명해 보이지도 않는다. 마음속에 묻어두고 다시 나의 삶을 걸어가야 하니까 말이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이 영화의 스토리가 많은 관객들과 영화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현실적인 이야기에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담담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극적인 스토리와 엄청난 스케일이 아니어도, 한 번은 꼭 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이 영화만의 매력이다.
평가
환승희,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버스카드를 찍을 때 "환승입니다."라는 소리를 '우연'은 매일 듣는다. 마치 "너의 인연은 환승희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연히 '승희'를 만난 남자주인공 '우연', 어쩌면 감독이 두 주인공의 이름을 지을 때, 이미 캐릭터의 성격과 이야기의 결말이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우연'을 만나고 나서도, 만난 이후에도 '승희'는 다른 남자들에게 '환승'해 갔으니 말이다. 이제 환승하는 버스는 못 타겠네. 영화의 결말을 보고 생각했다. 10년의 시간 동안 두 사람은 만났다 헤어짐을 반복하지만, 그 속에서 분명히 눈부시게 사랑하는 순간을 보내게 된다. '우연'과 '승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고 삶의 어느 순간 의도치 않게 첫사랑이 떠오르게 된다. 정말 우연히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하게 될까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관객들에게 그런 첫사랑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영화 '너의 결혼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