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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물, 현대를 살아가는 스무 살의 성장통을 다룬 이야기
재미있다. 너무 웃긴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공통된 후기가 아닐까 싶다. 이병헌 감독의 영화라는 것을 모르고 봤는데도, 영화가 끝날 때 즈음 이 영화감독이 누구야?라고 물을 정도였다. 보통은 영화 속의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 라인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감독의 연출과 생각이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배꼽 빠지게 웃기 위해서 한번, 두 번 볼 수록 관객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눈물 나게 웃기는 에피소드와 대사 속에서 감독은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생각해 봤다. 사실 그냥 웃고 즐기는 영화가 되어도 만족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웃음만으로 잊히지 않는 영화가 되는 것도 꽤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도 정말 신나게 웃고 싶을 때 다시 찾게 되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이 감독의 목표였을까 생각도 해 보게 되는 영화이다. 하지만 그보다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영화 '스물'은 말 그대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간 3명의 남학생과 1명의 여학생이 겪는 성장통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의 배경과 설정만 놓고 보았을 때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캐릭터 대사들을 모아놓고 보니 정말 한 명, 한 명, 반짝이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다.
스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
적극적으로 이성에 관심있는 차치호 역할에 김우빈, 강한 생활력으로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 강동우 역에 이준호, 공부는 잘하지만 숫기 없는 순수한 사랑을 지향하는 역할에 김경재, 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이소민 역에 정소민, 그리고 미대를 준비하는 고3 김소희 역할에 이유비가 등장한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들 모두 지금은 내놓으라 하는 대한민국의 주연급 배우들이다. 이들이 모두 뭉쳤으니 캐릭터의 역할을 충실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소화해 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설정과 캐릭터를 주어주는 감독의 디렉션이 없다면 빛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는 이들이 모두의 제각각의 꿈을 이루고 스무 살이 가질법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좌충우돌 부딪히며 직접 겪어 나가는 모습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 현실에서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벌어지는데, 영화에서 이것을 이병헌 감독 특유의 재미있고 위트 넘치는 대사로 잊지 못할 장면으로 바꾸어 놓는다. 영화 초중반부에서 재미있는 요소와 장면을 나열하고 후반부에서 억지로 감동을 집어넣는 한국 고 미디 영화의 클리셰를 정면으로 부숴버리고 엔딩까지 웃음으로 완벽하게 채워 넣는 일관적인 전개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연 3인방이 감독의 연출에 충실하게 본인들의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버리고 역할에 충실하게 연기한 것도 이 영화의 중요한 흥행 포인트였다. 어쩌면 이러한 연기 포인트가 정말 스무 살을 겪는 현실 속의 스무 살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이병헌 감독 작품의 특징
이병헌 감독의 작품은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의 각색가로 정식 데뷔했다. 2011년 영화 써니의 스크립터와 각색에 참여했고, 그외에 다수의 영화 각색에 참여했으며, 2015년 영화 '스물'로 장편 상업영화의 연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이병헌 감독의 대표작인 극한직업이 개봉을 하게 된다. 같은 해 첫 TV드라마 연출작인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이병헌 감독의 작품들은 대부분 코미디와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어설픈 신파극을 완전히 배제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장면을 채워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상 이병헌 감독의 작품들은 이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웃기는 상황과 대사만을 넣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잊지 못할 명대사들을 만들어 그만의 세계관을 유쾌하게 전달하는 것도 이병헌 감독 작품의 큰 장점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유쾌한 웃음을 찾는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고, 찾아볼 수 있는 유쾌한 작품 '스물'이 탄생한 것이다.